킹제임스 성경을 통해 만나는 윌리엄 틴데일의 유산
틴데일 박물관 킹제임스 성경을 통해 만나는 윌리엄 틴데일의 유산 킹제임스 성경은 하나님이 주신 유산으로 제임스 왕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들 중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하나가 윌리엄 틴데일입니다. 틴데일 박물관이 보여주는, 하지만 그보다는 킹제임스 성경에 더 많이 남은 그의 피와 땀을 다시 돌아봅니다. 틴데일 박물관 한 켠에 있는 프로테스탄트 교회 흠정역이 일본어 성경?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에 이것은 일본어 성경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성경은 벨기에 빌보르드(vilvoorde)라는 도시에 있는 ‘윌리엄 틴데일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흠정역을 일본어 성경으로 안내한 문구 2017년 5월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앞선 순례자의 자취를 느낄 수 있었다. 같은 마음으로 찾아왔을 누군가가 기증한 한글 흠정역 성경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박물관에서 붙여놓은 성경 안내문은 한국어 성경과 일본어 성경이 뒤바뀌어 있었다. 생경한 두 문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책임을 박물관 관리자에게 돌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빌보르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차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국제 고속철도 '유로스타'가 있어서 브뤼셀은 기차로 유명하다. 빌보르드라는 작은 도시에 ‘윌리엄 틴데일 박물관’이 있는데 방문 시간을 예약해야만 둘러볼 수 있다. 찾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 감옥으로 사용하던 시설을 리모델링해서 지금은 틴데일 기념 공간과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벨기에 프로테스탄트 교회로도 사용하고 있다. 조선에서 '여인천하'를 찍고 있을 때쯤 잉글랜드 사람 윌리엄 틴데일은 생애의 마지막 1년 6개월을 빌보르드 감옥에 갇혀서 지냈고 결국 ‘이단’으로 판정받아 사형에 처해졌다. 지금은 벨기에 영토에 있는 낯선 도시에서 틴데일은 1536년 교살(絞殺) 당하고 화형 당해 순교했다. 16세기의 벨기에 지역은 최강의 가톨릭 패권국 스페인의 소유였다. 종교개혁자이면서 성경 번역자인 윌리엄 틴데일은 순교자로서도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같은 해 스위스 바젤에서는 칼빈의 '기독교강요' 출간). 프로테스탄트 교회라는 네덜란드어 표기 성경 번역을 위해 떠난 땅에서 숨지다 틴데일은 1525년 역사상 첫 번째로 ‘인쇄된(printed)’ 영어성경을 출간했는데 로마 가톨릭 교회 입장에서 보자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는 행위는 신성모독과 반역죄에 해당되었다. 루터와 에라스무스를 증오하는 가톨릭 권력자들은 틴데일도 증오하여 그를 제거하기로 한다. 이때 틴데일의 나이 42세이다. 이미 종교개혁이 시작된 잉글랜드로부터 토마스 크롬웰이 틴데일을 구조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좀 더 안전한 곳에서 성경 번역과 출간을 하기 위해서 잉글랜드를 떠났던 윌리엄 틴데일은 결국 망명지에서 생을 마감한다. 틴데일이 순교당할 즈음 종교개혁과 성경 번역의 기초를 제공했던 에라스무스도 사망한다. 이제 종교개혁은 에라스무스, 루터, 틴데일, 츠빙글리로부터 자연스럽게 다음 주자들로 이어지고 있었다. 숨을 거두기 직전 틴데일은 이렇게 기도했다. "‘주여, 잉글랜드 왕의 눈을 열어 주소서." 알다시피 틴데일의 마지막 기도는 3년 후 응답된다. 1539년 잉글랜드 국왕 헨리 8세로부터 ‘승인받은(authorized)’ 최초의 영어 성경이 출간된다. 일반적으로 ‘그레이트 성경(Great Bible)’으로 불리는데 당시 잉글랜드 종교개혁을 주도했던 인물들의 이름을 따라서 ‘크롬웰 성경’, ‘크랜머 성경’이라고도 한다. ‘그레이트 성경’은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분리된 잉글랜드의 모든 교회가 사용할 하나의 영어 성경이었다.
틴데일의 성경 번역은 15년 만에 잉글랜드에서 큰 결실을 거두었다. ‘그레이트 성경’은 틴데일 성경의 완성판이라 할 수 있는 ‘커버데일 성경’과 ‘매튜 성경’을 개정한 것이다. 종교개혁 시대의 영어 성경 번역 출간에 여러 차례 큰 공헌을 하는 마일스 커버데일(Myles Coverdale)은 틴데일이 빌보르드 감옥에서 가톨릭 종교재판으로 시달리고 있을 때 틴데일의 번역을 근거로 새로운 영어 성경을 출간한다. 이것이 '커버데일 성경'이다. 커버데일 성경은 역사상 처음으로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전체가’ 번역되고 인쇄된 영어 성경이다. 마일스 커버데일은 틴데일의 조력자였다. 또한 틴데일의 친구였던 존 로저스(John Rogers)는 ‘매튜’라는 가명을 사용하여 틴데일이 죽고 난 이후 또 다른 영어 성경을 출간했다. ‘매튜 성경’에 틴데일이라는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90%는 틴데일의 번역이었다. 나중에 존 로저스는 가톨릭 여왕 ‘블러디 메리’의 박해가 있을 때 첫 번째 순교자로서 역사에 이름이 기록된다. 16세기 로마 가톨릭 교회는 성경 번역자들을 지독하게 미워했다. 1525년 틴데일 성경은 1611년 킹제임스 성경의 번역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우리는 킹제임스 성경을 통해서 윌리엄 틴데일도 만나고 있는 셈이다. 윌리엄 틴데일 공원 안내판 지금 킹제임스 성경을 읽고 있다면 종교개혁가들과 성경 번역자들의 피로써 그 책이 지켜졌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빌보르드에서 화형 된 윌리엄 틴데일의 유해는 여전히 시내를 흐르는 작은 강에 뿌려졌다. 그리고 4백 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잉글랜드 런던에 있는 ‘트리니테리언 성경공회’가 노력한 결과로 1913년에 윌리엄 틴데일이 순교한 빌보르드 시내에 작은 기념비가 세워진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따른 빌보르드의 프로테스탄트 교회도 계속해서 윌리엄 틴데일을 기억하기로 한다. 윌리엄 틴데일 기념비 킹제임스 성경은 우리에게 거저 전달된 것이 아니다. 수많은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지체들이 인생을 걸었고 목숨을 걸었고 재산을 걸었다. 우리는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성경을 선물하시려는 주님의 열심을 확인하게 된다. '이(利)'보다는 '의(義)'를 추구하며 살기를. 글 : 김재근(전주 소망침례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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